생각, 관찰,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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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용기와 이후
자전거를 탈 수 있게 된 이후로 나는 내 두려움에 맞서는 시도를 꾸준히 이어갔다. 그렇게 성인이 되었고 나는 친구들과 제주도 여행을 떠났다. 공항에서 짐을 찾고 밥을 먹으려 이동을 하는데 친구가 비행기가 흔들릴 때 무서웠냐고 물어봤다. 나는 무서웠다고 답했는데, 친구의 말이 재밌었다. 자신은 그냥 흔들리다가 비행기가 추락해서 죽어도 좋다는 마음가짐을 먹었다는 것이다. 진심이 맞는지 모르지만 좋은 마음가짐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가까운 시일에 그 마음가짐을 써먹을 일이 생겼다. 나는 물을 무서워했지만, 용기 연습을 위해 바다에 산소통을 차고 들어가 밧줄을 잡고 이동하며 구경하는 체험을 신청했다. 산소통을 메고 뛰어들어 물 안으로 들어가는데, 그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공포가 엄습했다. 심장이 미친 듯이 쿵쾅거렸고 순간적으로 주위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이때의 떨림은 당시까지 삶에서 최고로 큰 떨림이었다.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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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살 때부터 제일 무서워 했던 것
조금 웃긴 이야기지만 나는 7살 즈음부터(만 5~6세) 가장 무서운 것이 있다면 바로 죽는 것이었다. 어릴 적 가까운 사람이 죽은 것도 아닌데 죽음에 대한 공포가 너무 컸었고 아이의 상상력이 모든 위험을 죽음으로 연결 지었다. 조금이라도 위험성이 있는 것들은 피하게 되었고, 이러한 행동들은 쌓여서 위협을 피하는 습관이 되었다. 나는 위험을 감수하지 않는 삶을 살면서 위험한 행동을 하는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했다. 다만 자전거를 타거나 위험해 보이는 놀이기구를 타고 수영을 하며 즐거워 하는 사람들을 보며 어떤 기분일까? 궁금했었다. 초등학교에 가서도 자전거를 못 탔던 나는 친구들과 놀기 위해 항상 자전거 뒷자리에 타서 놀러 다녔다. 그러다 내리막에서 예상하지 못한 충격에 몸이 붕 떠서 양쪽 팔꿈치와 무릎으로 내리막에서 슬라이딩을 했다. 피를 철철 흘리며 아무렇지 않은 듯이 친구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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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관이의 청모
첨고로 청모는 청첩장 모임이다. 요즘 사람들 참 따라가기 어렵다고 느낀다. 성관이는 학창시절에 그리 친하진 않았던 친구이다. 다만 내 찐친의 반다리? 한다리? 건너의 찐친이라 성인 이후로 얼굴을 몇 번 봤었다. 택지에 있는 역전할맥에서 매니저를 할 당시에는 동창들과 우르르 가서 파인애플 샤베트나 안주를 서비스로 얻어먹기도 했다. 우리가 주문한 메뉴는 더 맛있고 풍성하게 채워주는 고마운 친구였다. 간혹 몰래 가서 먹고 있다가 들키면 “너네가 시킨건줄 알았으면 더 신경써서 만들껄” 말하곤 했다. 예비 새신랑의 모습. 성관이는 장이 안 좋다. 원래는 술을 잘 먹지 않는데 청모 때는 많이 마셨다. 나를 비롯한 친구들은 그만 마시라며 말려도 보고 / 흡연을 하러 나갈 때에 시킨 술 그냥 다 마셔버리고 / 어르고 달래서 이제 가자고 나왔는데 또 2차를 가자고 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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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07 / 1주 / 귀여운 학생들
요즘 학생들이 어쩌다 저쩌다 이런 말들은 항상 존재해 왔다. 하지만 나는 항상 실생활에서 크게 체감하진 못해왔다. 그렇게 예의 없거나 못된 사람을 크게 보지 못한 것이다. 이번 주에도 참 귀여운 학생들을 많이 봤다. 그 순간들에 대하여 기록한다. 엘레베이터에서 본 아기 – 엄마 품에 안겨있던 아기가 있었다. 아기들 특유의 큰 눈이 참 귀여워서 슬리슬쩍 보고 있었는데, 아기가 활짝 웃더니 나에게 손인사를 하는 것이었다. 아기의 웃음은 무언가 정화되는 느낌이라 나도 모르게 따라 웃으며 어머니 몰래 손인사를 해 주었다. 엘레베이터에서 본 초등학생 – 무더운 여름 날씨의 답답한 습기가 나를 불쾌하게 만들고 있었다. 닫기 버튼을 눌러 시원한 집으로 도망가려는 찰나 공동현관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높은 불쾌지수 속 닫기 버튼을 연타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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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6/20 인바디.. 흑흑
근육량이 33kg까지 내려가서 슬프다.. 나 요즘 운동 좀 줄이긴 했지.. 그래도 고무적으로 살은 조금씩 빠지고 있다. 식사량을 좀 늘리고 운동을 늘려야하나,, 삼식이의 삶을 살고 있는데 왜 빠지는지 모르겠다.